지난 1년 남은 1년
2000년도에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복지사로 당당히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나는 꿈과 현실의 다름도 느끼면서 정말 열심히 일했던 내 젊은 날이 있었다. 그리고 많은 대한민국 여성들처럼 경력단절의 시간도 있었다. 그 시간이 억울하지는 않다. 그 시간에 난 두 아이를 열심히 키우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마음속 깊이 허전함.. 공허함... 이런 감정들이 자리 잡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러던 중 남편이 해운무역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고, 나는 남편의 일을 돕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회계, 세무였다. 사회복지법인에서 일했던 경험이 남편을 돕는 데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열심히 일했던 시간들이 이렇게 또 다시 쓰여지게 되는 감동도 느끼게 되었다. 허나 좀 더 체계적인 그 무엇인가가 필요했고... 나는 그래서 세종사이버대학교 회계세무학과에 편입하게 되었다.
하지만 걱정은 많았다. 과연 내가 3학년 편입을 해서 잘 해낼 수 있을까? 아이들을 키우면서 공부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 인지 충분히 예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편이 응원해 주고, 친구들이 대단하다 칭찬해주고, 아이들도 엄마가 공부한다며 신기해하고... 그래서 나는 결심하였다.
공부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얼마 만에 다시 하는 공부인가!! 사이버 강의에 익숙해져야 했고, 교수님의 강의는 이해가 되질 않아 다시 들어야만 했다. 사이버 강의 시스템이 나에겐 살짝 부담스러웠고, 수업 진도를 따라가는 것도 버거운 일이었다. 리포트 제출도 시간 임박해서 해야 할 때도 있었고, 토론방에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아이들을 돌보면서, 회사일 하면서 공부하는 것이 정말 쉽지 않았다. 창피한 일이지만, 강의를 들으면서 졸았던 적도 있다... 하지만 익숙해지니 행복했다. 다시 공부할 수 있다는 사실과 강의를 들으며 새로운 지식을 배워간다는 것!! 무엇보다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사실!!
이젠 시험을 볼 때면 남편은 “ 엄마 시험 봐야 하니까, 방에 들어가지 말고 너희 할 일해” 라고 하며 아이들도 잘 봐준다. 그러면서 남편이 하는 말이 “난 몇 번 강의 듣다가 말 줄 알았어... 근데 대단하다... 열심히 하는 거 보니..” 이 말에 감격하고 내 스스로가 너무 뿌듯했다. 회사 세무회계 담당자와 통화하면서 그 동안 생소했던 회계세무용어들이 들리기 시작할 때... 와~그 감동과 희열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가끔 지인들이 “아니!! 그 복잡한 회계세무를 어떻게 공부해요?”라고 물어본다. “저도 아직도 어렵고 힘들어요! 하지만 공부하니 조금씩 알게 되더라구요”라고 대답한다.
도전해야만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세종사이버대학에 다니면서 경험하고 있다. 이번 여름 방학엔 계절학기 수업도 신청했다. 놀랍지 않은가? 한 학기를 마무리하고 사무실에 앉아 글을 쓰니 그간 1년을 되돌아보게 되고, 남은 1년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도 생긴다.